개봉 : 2022.06.08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브로커
넷플릭스에서 예고로 보여준 짤막한 영상을 보고 흥미가 생겨서 보게 됐다. 짤막 영상에선 상현(송강호)와 동수(강동원)이 아기를 거래하려고 하는데 부부가 아기가 사진보다 못생겼다며 흥정을 하려는 씬이었다.
간단하게 영화 내용을 설명하자면 아기를 몰래 파는 일을 하는 동수와 상현 앞에, 자신의 아이 우성이를 찾아온 소영. 더 나은 환경으로 아기를 보내기 위해 그들의 여정에 합류하게 된다.
좋았던 씬은 수진(배두나)이 차량 창문 밖에 떨어진 꽃 만지면서 왜 그 정도까지 저 미혼모 아가씨를 미워하는지 묻는 형사의 질문에 어렵게 대답하는 거랑, 상현(송강호)이 소영(아이유)에게 동수(강동원)가 아길 포기하는 엄마들에 대해 왜 저렇게 예민한지 알려주던 씬이다. 동수 엄마가 동수를 보육원에 맡기며 꼭 데리러 온다고 말했는데, 평균적으로 40명 중 1명만 아기를 찾으러 온다고 한다. 그러나 동수는 동수 엄마가 그 40명 중 한 명이라고 꿋꿋이 믿으며 살아왔었다는 슬픈 이야기였다.
미혼모가 혼자 아기를 키우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점, 소영의 날 선 대사 "낳기 전에 죽이는 게 낳고 나서 버리는 것보다 죄가 가벼워?"에서 많은 복잡한 생각이 오갔다. 뭐지, 이 사회에선 왜 여자만 저렇게 힘들어야 하나 싶더라.
소영이 자신의 손으로 아이의 아빠를 직접 죽인 것으로 나오는데... 속으로 "소영아, 참 잘했다 베리굿. 토닥토닥" 이런 마음이 들었다. 소영은 자신의 아이 우성이를 베이비박스에 안 넣고 그 앞에다만 뒀는데, 나중에 사연을 들어보면 아기랑 앞으로 절대 만나지 말려고 그랬다고 한다.
살인자 엄마를 둔 아이라며 헷꼬지 당할 아기를 많이 걱정한 것 같다. 브로커들과 소영이 우성을 돌보면서 약간 이상한 가족의 한 형태로 보였고, 우성이랑 계속 저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씬에선 미래에 먼 훗날 우성이와 함께하기 위해, 결국 동수 뒤통수를 치는데 저 착한 동수는 안 그래도 불쌍했는데 전과까지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그래도 동수는 소영이가 결국 우성이를 선택했다는 생각에 소영이를 쉽게 용서해 줄 것 같다.
브로커를 보면서 그래도 마음에 따스함을 느끼기보다 "그래, 어디 세상에 저런 브로커들만 있다면 세상이 훨씬 아름답겠네. 어디서 소설을 들이대? " 라며 삐뚤어진 시선으로 영화를 보게 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냉소적인 영화보다 이런 따뜻한 시선의 영화가 더 보고 싶었다. (내가 너무 현실에 치인 걸까? -_-;;) 그래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영화에 감사했다.
만약 고레에다 히로카즈 같은 사람이 지인 중에 있다면 따뜻한 사람일 것 같아 오래 곁에 두고 싶을 것 같다. 영화 재미없어도 배우탓 하지 말고 본인탓하라고 했다는데... 이 사람 뭐지? 이 대인배는... "마이코의 행복한 밥상"으로 이전 커리어를 밥상 엎듯이 했지만, 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런데 일본에서도 찍어도 될 텐데 굳이 한국에서 한국 배우들과 저 영화를 찍었는지 궁금했다. 베이비 박스는 한국에만 있나? 아... 찾아보니 배우들과 언제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말이 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잡담이지만 링크 걸어둔 브런치의 칼럼니스트가 글을 잘 써서 너무 부럽다. ㅜㅜ 저렇게 글을 잘 쓰는 건 선천적인 걸까?
https://brunch.co.kr/@kharismania/293
애엄마가 되다 보니 전생(애 낳기 전)과 비교해서 영화를 볼 때도 와닿는 게 참 달라졌다. 좀 더 감정적으로 잘 흔들리게 됐달까. 그나저나 아기를 태우고 차량 이동씬이 많은데 저 아역 배우 엄마도 분유, 이유식 들고 제작진 따라다니느라 정말 고생했겠구나 하는 현실적인 생각도 들었다. 갓난아기 데리고 동네 병원만 가도 체력이 탈탈 털리는데... 저 아기의 엄마는 대단한 체력을 가졌을 것 같다. 너무 부럽다. ㅜㅜ
잡담
지인 찬스를 통해 아웃바운드 콜업무를 하게 됐다. 비록 짧은 파트타임잡이지만 애개육아와 육아의 병행이라니... 과연 얼마나 존버할 수 있을까? 스스로 생각해도 미친 짓이기에 내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매번 우리 서희가 빨리 컸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도, 천천히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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