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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 아니어도 추천

찰나였지만 영원한 우리들의 순간, 울진 않았지만 마음속으론 울면서 봤다. (스포 듬뿍 담음) 더 퍼스트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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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 아이들이 H.O.T 파와 젝스키스 파가 나눠져서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던 시절... 바야흐로 중학생 때인가. 교과서는 사물함에 넣고 다녀도, 만화책만은 가방 안에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중 유독 좋아했던 게 초등학생 때부터 좋아한 드래곤볼.. 그리고 중학생 때는 슬램덩크, 만화 잡지 윙크가 나의 한 시대를 풍미했었다. 덕택에 농구엔 하나도 관심 없던 내가 중학생 때 강백호 덕에 드리블을 연습하고 두고 오는 슛은 연구했었더랬다. 

 

 그 땐 내가 너무 어려서 차가운 서태웅만 좋아하고 바보 같은 강백호에게 별 눈길도 주지 않던 소연이가 괜스레 원망스럽기도 했더랬다. (하지만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ㅋㅋ) 시간 지나고 생각해 보니 백호에게 농구라는 끝내주게 재밌는, 인생을 걸 수 있는 스포츠를 가르쳐준 소연이는 백호를 거들떠도 안 봐도 여신일 수밖에 없겠더라. 

 

 

3D 맵핑이 전혀 어색하지 않던 슬램덩크 극장판, New 제공

 

 

더 퍼스트 슬램덩크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서브 캐릭터였던 송태섭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다만 만화책에서도 어린 시절, 형이 사망한 과거가 있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더라. 다만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으로 볼 때 송태섭에게 형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 지, 7번이라는 번호가 얼마나 그에게 소중한 지 잘 알 수 있었다. 

 

 첫 장면은 형이랑 농구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3D에 맵핑한 캐릭터이기에 처음엔 이질감도 느껴져서... 과연 그 때의 그 감동을 그대로 전달해 줄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그래 그때 서태웅이 이랬지. 채치수는 저랬지, 저런 듬직함이 멋있었지... 저 5명은 드림팀을 빰치지. 처음 더 슬램덩크로 슬램덩크를 접한 남편에게 각 캐릭터들에 대해 상세한 뒷 배경을 설명해주고 싶었는데 영화에 집중하느라 그러진 못했다. 

 

 정대만은 감독님께 울면서 농구가 하고 싶다고 매달렸었는데 극의 전체적인 흐름 때문인지 그 장면까진 나오진 않아서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괜히 농구 잘하는 학생들을 미워하는 불량학생으로 살다가, 다시 정상궤도에 올라 3점 슛을 연신 쏘아대며 선배역할을 톡톡히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다시 궁둥이팡팡이 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만화 볼 땐 몰랐는데 체력이 정말 약했구나. 만화책으로 구매해서 다시 한번, 아니 여러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영화판은 연출이 좋아서 마치 내가 공을 잡고 코트 위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주더라. 송태섭 엄마는 농구장에서 한번 큰 소리로 응원해 줄지 알았는데 끝까지 소극적인 캐릭터였다. 그랬다면 5인의 색상을 못 살리고 갑자기 너무 송태섭의 인생극장처럼 되려나. 아무튼 큰 아들까지 잃어 다친 마음 때문에, 바다 바람에 하염없이 흩날리는 머리카락만 기억난다. 경기는 북산고 VS 상북고 한 경기만 하는데 상북고가 패배를 모르는 강팀이다보니 저 5인 체제에 KFC 할아버지같은 감독이 있어도 상당히 고전한다.

 

농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 너흴 잊지 않을게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영화판에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잊고 있던 유년시절을 생각나게 해 주고, 다섯 명의 우정, 열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서 2시간 4분 찰나 같은 순간이었지만 너무 행복했다. 집에 오자마자 슬램덩크 전권을 검색했는데, 이번 열기에 20권짜리 전권이 품절돼서 지인은 교보에서 구매 후 보름 걸려 받았다고 하더라. 앞 뒤 생각하지 않고 질러버리고 싶은 마음뿐인데 그러질 못해서 급 슬퍼졌다. ㅎ 

 

 내 남편은 나와 세대차가 있다 보니 슬램덩크를 아예 모르고 살았는데 이번에 처음 보더니 만화책도 보고 싶다며,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고 하더라. 남편은 강백호가 제일 좋았다고 하길래 정대만이 제일 인기 많다고 알려줬다. 넷플릭스에서 옛날 애니판으로 재시청해야겠다. 그나저나 역시 명작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통하는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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