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되면 희희가 어린이집에 가게 된다. 봄을 기다리던 나는 아무래도 뭉치에게도 봄이 오길 바랐나 보다. 털이 많아서 다른 사람이 보기엔 털이 쪘다고 오해받던 우리 집 마른 강아지 뭉치... 아기를 돌보며 이전에도 군데군데 엉킨 곳을 잘라보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제대로 털 찐 강아지 뭉치
게다가 아기를 두고 집에서 강아지 컷팅만은 하지 말아야지 홀로 생각해왔었다. 강아지 미용 가능한 시간이 언제인지 동물병원으로 문의했더니 나중에 연락 준다고 하더라. 그러나 직후에 아기가 깊게 잠이 들어서 급 충동적으로 강아지 클리퍼를 들었다. (오래전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다) 남편은 걱정된다며 계속 쳐다보더라. 클리퍼가 충전이 덜 된 상태라 원래 무선으로 이용 가능한 제품이지만, 이번엔 전기선을 이어 충전하면서 사용했다.
아기를 돌보다 보니 강아지털 제대로 빗어줄 여유를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겨울 내내 기른 털은 누가 과연 말티푸로 봐줄까 싶을 정도로 삽살개 혹은 털 찐 양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더욱이 엉킬 털이 너무 많아 피부병이 생길까 봐 염려까지 되는 상황이었다.
난 강아지 미용 초짜기에 클리퍼에 3mm 털 자르기 플라스틱을 끼워 너무 살에 근접해 자르는 것을 방지한 뒤 미친 사람처럼 뭉치의 털을 잘라냈다. (불쌍한 뭉치… 내가 가위손이라도 된 것 같았다.) 물론 자를 때 혹시라도 살을 자를까 봐 겁도 나서 시간이 더 걸린 것 같다. 아기가 깰까 봐 아슬아슬한 가운데 강아지 털 자르기라니... 꼭 깨기 전에 털도 치워야 한다!
피아노 의자 밑에는 털이 수북수북. 잘린 털 양으로 봤을 때 아무래도 뭉치 몸엔 강아지 한 마리를 더 달고 있던 것 같다.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강아지 셀프 미용이 은근히 스트레스 해소가 되더라.
강아지 미용에 도움을 준 든든한 아군들, 펫클리퍼, 강아지용 가위, 둘 다 오랫동안 사용하고 사랑하는 제품들이다.
아뿔싸 여기저기 예상치 못한 상처들
미용이 끝난 뒤 조금은 되찾은듯한 뭉치의 미모를 보며 혼자 뿌듯해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클리퍼에 다리, 배… 여기저기 쓸린 작은 상처들을 발견했다. 다행히 이전에 동물병원에서 받아왔던 소독약 뭍은 솜이 있어서 간단한 처치를 해줬다. 그리고 청소기로 밀긴 했어도 여기저기 개털이 날린 흔적이 계속 남아있더라. 아무래도 뭉치가 다음에 미용하려고 하면 치를 떨 것 같다.
다음엔 클래스 101 수업에서 강아지 미용 수업을 듣고 잘라줘야겠다.. 그래도 갱얼쥐 미용비 조금 아꼈다. ㅜㅜ 미용실에서 전화오면 뭐라고 얼버무리며 변명해야 할지 걱정된다.
요즘 자꾸 베이비 펜스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서 팬스밖에서 문 두드리듯 펜스를 긁는 뭉치. 소음도 신경 쓰이고 마음도 아파서 자주 열어주긴 하는데 희희가 뭉치를 보면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뭉치를 자꾸 만지려 해서 결국 뭉치를 매번 내보내게 된다. 역시 강아지랑 아기는 분리시킬 수밖에 없다. 희희와 뭉치를 위해 앞으로 하우스 강아지 훈련에 매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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