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된 어제 후기를 썼었어야 했는데 졸려서 잠이 들어버렸다. ㅜㅜ 그 짧은 사이에 세계 넷플릭스 1위라는 기염을 토했더라. 아발론 피자를 먹으며 밥친구용으로 시청했다.
한국 영화에서 이런 그래픽이라니… 넷플릭스의 거대자본과 한국작품이 만났다. 스위트홈 이후로 이런 멋있는 그래픽이라니, 육아 때문에 집에만 있느라 힘든데 역시 넷플릭스 정기결제하길 잘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김현주 님(전쟁영웅 윤정이 역)은 액션이 잘 어울리고 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 멋있었다. 그런데 역할상,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많이 나와 불쌍했다.
그리운 나의 여인천하 난정이를 여기서 보는구나, 이미 고인이라는 걸 생각하고 보니까 너무 아쉽더라… 여전히 연기도 잘하고 건강해 보이는데 이미 세상에 없다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연하인 내 남편은 강수연 님을 처음 보는 배우인데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고 말해서 내가 많이 좋아했던 배우였다고 알려줬다. 뭐 하나 못하는 게 없었다, 정말…
별생각 없이 뻔한 SF물이겠지 하면서 봤는데, 생각보다 무거운 내용이었다. 마음이 흔들릴까 봐 무서울 정도였는데 결국 눈물을 또르르 흘러버렸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류는 폐허가 된 지구를 떠나 우주에 ‘쉘터’를 만들어 이주한다. 수십 년째 계속되는 내전에서 윤서현(강수연)의 엄마, 윤정이(김현주)는 수많은 작전의 승리를 이끌며 전설적인 용병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작전 실패로 식물인간이 되고, 군수 A.I. 개발 회사 크로노이드는 그녀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A.I. 전투 용병 개발을 시작한다. 35년 후, ‘정이’의 딸 ‘윤서현’(강수연)은 ‘정이 프로젝트’의 연구팀장이 되어 전투 A.I. 개발에 힘쓴다. 끝없는 복제와 계속되는 시뮬레이션에도 연구에 진전이 없자, 크로노이드는 ‘정이’를 두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이를 알게 된 ‘서현’은 ‘정이’를 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
윤서현(강수연)은 딸로서 엄마 정이를 인격적인 존재가 아닌 단지 상품으로 사용하는 회사에 얼마나 치가 떨렸을까. 초반엔 엄마의 A.I도 임무에 실패하면 서슴없이 갈아치워 버리는 차가운 연구팀장으로 나오지만 역시 마음속 깊은 곳엔 엄마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가지고 있었다. 정이는 매번 마지막 전투 시뮬레이션에서 임무를 실패하고 사망하는데, 이 프로젝트가 엎어진 걸 알고 포기한 듯이 윤서현이 엄마를 면담해보니, 자신이 부적 삼아 엄마에게 주었던 인형 열쇠고리를 잃어버리고, 그때 수술하던 날이었기에 엄마가 평소답지 못하게 실수를 했던 걸 알게 된다.
이 세계에선 시한부 인생이 되면, 더 삶을 유지하기 위해 뇌를 옮길 수 있는데, C등급을 선택할 경우 뇌를 복제해 모든 기억과 능력을 회사와 나라를 위해 쓰이는데 동의하게 된다. 회사 회장이 말하길 “이제 전쟁 시대가 끝났으니 군사용 a.i는 필요 없다. 옛날에도 군수기술을 시대 지나면 보온병 만드는데 쓰곤 했다. “ 라며 추후 상업용 a.i로 쓰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이 팬인 회사 후배는 딸인 윤서현에게 정이는 인기다 많으니 가정부나 성적인 용도로도 쓰일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윤서현이 얼마나 더 괴로워야 하는 건가.. 이후 서현은 정이를 탈출시키기로 결심하게 된다.
AI가 판을 치는 현대시대, 더 발전되다 보면 정말 저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 보면서 약간 섬찟했다.
정이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건, 이해가 된다. 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정이라는 A.I를 개발했기에 전쟁에서 활약하는 액션을 기대한 시청자도 많았으리라 싶다. 그래도 감독이 모성애와 인간애 상실이라는 멘트를 정확하게 남긴 듯해서 나는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다. 정이는 대서막의 서사 같은 느낌이라 정이2가 나온다면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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