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소아과 방문, 생지옥 경험
어제 갑자기 어린이집에서 문자를 받았는데 서희 열이 37.7도라고 한다. 보내는 중이염 약에 해열제 포함되어 있는지 물어보시더라. ㅜㅜ 어린이집 문자에 간담이 서늘해진 나는 조기퇴근을 요청해서 1시간 더 빠르게 집으로 왔다.
이후 같이 어린이집 등원하는 아기가 오늘은 결석했지만 코로나 양성이라고 하는데 내일 보건소 가서 결과를 볼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아기도 불쌍한 점이 1월에 확진받았었으나 최종 결과확인하는 3개월 뒤인 지금 양성이 나왔다고 한다. 다시 새로운 코로나에 걸린 걸까? 아니면 전염성은 없으나 기존의 마지막 코로나 기운이 남아있어서 양성이 나온 걸까. 괜히 서희가 지금 살짝 열이 나니 여러 의심을 하게 된다.
소아과를 방문했는데... 역시 월요일엔 소아과를 가는 게 아니다. 지난주에 일부러 월요일에 오기 싫다고 말씀드려서 화요일치까지 약을 타갔었는데 불안해서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유아 감기가 유행인 건가?
월요일의 소아과 대기실은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이 소아과는 원래 18:30에 마감되어야 하는데 19:00 경에 대기가 거의 15명 정도였다. 40도까지 열이 끓는, 칭얼대지만 의식은 간신히 있어 보이는 둘째를 안고 소아과에서 대기하는 동시에 북적거리는 약국에서 해열제를 급하게 구매하면서 첫째까지 케어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계속 코피가 끊이질 않아 울분을 토하는 아기를 데리고 달래고, 피를 연신 닦아주는 부모도 있었다. 긴 대기에 지쳐 마주치기도 무서운 부모의 눈에 비치는 짜증들.
서희를 데리고 진료를 보니 이 정도면 미열이라고 하면서, 이 정도로 코로나 검사를 하기엔 억울할 정도라고 해서 코로나 검사는 포기하고 중이염 약만 타기로 했다. 다행히 중이염은 많이 나아진 상태라고 하셨다. 다정한 소아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미 늦었지만 조금이라도 빠르게 퇴근하고 싶어서 카운터를 비우고 기구를 소독하는 조무사님. 소독하던 장갑을 벗고 서류를 좀 늦게 챙겨주셨다. 이후 들어간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약국, 아르바이트생은 퇴근했는지 약사 안쪽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며 일하는 듯 보였다. 카운터에 서류를 내기 전에 내가 열패치를 좀 보고 있었나? 늦게 온 부모가 이 틈을 타서 잽싸게 카운터 오른쪽에 서류를 제출했다. 눈치 없던 나의 과실이긴 하다. 그러나 약 8킬로 정도인 응애를 이미 30분째 안고 있었고 몸이 힘들다 보니 괜스레 억울한 마음이 들더라. 왼쪽 테이블 위에 내 서류를 냈다. 그런데 여기서 작은 반전... 다행히 서류에 순서가 있었나 보다. 비워진 카운터로 돌아온 약제사님이 서류를 정리하더니 서희 약부터 먼저 챙겨주셨다.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지 모르고 기저귀를 안 챙겨가서 서희가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는데 돌겠더라. 기저귀가 축축해서 그런지 차 안에서도 많이 울던 응애. 18:00 이후엔 주차 전쟁이라 좁은 길목임에도 불구하고 양쪽에 주차된 차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간신히 빠져나가려 하는 찰나 하얀 차가 선진입해놓곤 내 차한테 좁은 길로 지나가라고 하는 제스처. 체력적 한계와 서희의 울음소리에 이미 짜증이 솟구쳐있던 나는 이러다 긁으면 아저씨가 책임지실 거냐고 소리를 질렀다. 여길 왜 못 지나가면서 능청스럽게 웃으며 긁으면 지가 책임진다는 아재. 긁을까 봐 무서웠지만 결국 시도해서 무탈히 지나가긴 했지만... 오른쪽으로 쫌 깊숙이 차 좀 대줬으면 안 됐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아저씨가 못된 것 같다.
다행히 낮에 해열제 한 번 먹인 이후로 서희 열은 오르지 않았다. 어제 꽃놀이해서 그랬던 걸까. 오늘 어린이집에 보내느냐, 아니면 집에서 남편에게 육아를 전담시키느냐가 문제다. 남편이 서희를 돌보겠다고 자처했으나 내면적인 갈등이 끊이질 않는다. 아주 선택 장애가 중증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매우 피곤하구나. ㅜㅜ 집에서 뒹굴거릴 땐 나가서 엄청 일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출근하기 싫어진다. ㅋㅋㅋ
사진출처 : Image by onlyyouqj on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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